北유엔대사 "美 적대적 위협 맞서 방위력 강화 불가피"

"美 실험, 왜 안보리 회부 안 되나…추가 제재안, 적대 정책 산물"
"군사 현대화, 美 직접적 위협에서 근본적 이익 수호…자기 방위권"
"美, 적대 의도 안 품었다고 반복하면서 실제로는 적대 정책 채택"

북한이 유엔에서 미국의 안전보장이사회 추가 제재 추진을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했다. 자국의 탄도미사일 도발 등 일련의 조치가 방위 역량 강화 차원의 주권 행사라는 논리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8일(현지시간) 총회에서 지난 5월26일 미국이 추진한 대북 추가 제재 결의안이 북한의 자주권을 겨냥했다며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위반하는 불법적인 행위로, 단호하게 거부하고 비난한다"라고 했다.

김 대사는 북한의 그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라토리엄 파기 등 일련의 도발을 "자기 방위를 위한 훈련" 차원이라고 규정하고,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자주 국가의 권리"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의 국가적 방위력 강화 조치는 한반도와 역내의 미래 잠재적 안보 위기와 빠르게 변화하는 정치·군사적 상황에 대비하려는 의도"라며 "우리 내정과 자주권에 속하는 일이자 자기 방위 선택지"라고 했다.

북한의 군사 현대화 조치가 "미국의 직접적인 위협으로부터 국가의 근본적 이익을 수호할 자기 방위권"에 속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어 자신들 무기 실험을 "완전히 안전한 방식으로, 영토와 영공, 영해 안에서 수행했다"라며 "이웃 국가에 어떤 해도 미치지 않았다"라고 했다.

미국이 적대 정책을 포기하려는 실질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유엔 안보리가 이중잣대를 취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도 내놨다. "왜 미국의 ICBM과 극초음속 미사일 등 다양한 유형의 미사일 실험은 유엔 안보리에 회부되거나 비난을 받지 않는가"라는 것이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지난 5월26일 안보리에서 표결에 부쳐진 북한을 향한 제재 결의안 초안은 북한에게서 자주권과 존재, 개발의 권리를 박탈하려는 미국의 불법적인 적대 정책의 산물"이라고 했다.

아울러 "미국은 적대적 의도를 품지 않았다고 반복해서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북한에 적대적인 정책을 채택해 왔다"라며 "이제는 북한의 자주권을 빼앗으려 매우 위험하게 움직이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사는 또 "북한의 ICBM 등 실험이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된다면, 북한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미국의 연합 군사 훈련과 무기 실험은 왜 안보리에 회부되지 않는지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엔 회원국 한 곳은 유엔 헌장과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했다"라며 "10곳 이상의 국가를 군사적으로 침공했고, 50곳이 넘는 국가의 합법적인 정부 전복에 관여했으며, 수십만 명의 무고한 시민을 살해했다"라고 미국을 맹비난했다.

아울러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인종 차별을 겪고 있으며, 총기 관련 폭력이 가장 많은 나라라고도 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겨냥, "우리 국가의 안보 환경을 약화하고 위험에 처하게 하는 미국의 무분별한 헤게모니 정책"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런 미국의 정책이 한반도는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긴장을 유발하고, 국제 관계 구조를 신냉전 세계로 접어들게 한다는 게 그의 논리다. 그는 미국의 이런 행동이 용인된다면 세계 평화·안보에도 결과가 따르리라고 했다.

아울러 이런 이중잣대와 불공정이 계속된다면 유엔 안보리가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지 못하리라고도 말했다. 김 대사는 이어 "국방 역량을 강화하려 북한이 취하는 조치는 미국의 적대적 위협에 맞선 불가피한 선택지"라고 거듭 말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5월26일 미국 주도로 추진된 안보리 대북 제재 추가 결의안 무산을 논하기 위해 열렸다. 당시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추가 제재에 반대했는데, 이에 관한 입장을 듣는 자리다. 미국은 제재 무산 직후 "실망스러운 날"이라고 유감을 표했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