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 충북 양봉농가, 올해도 꿀벌 40% 폐사

월동 후 벌 절반 이상 줄어… 이상기온·응애 영향

충북 지역 꿀벌 폐사가 올겨울 또다시 속출하고 있다. 이상기온과 진드기(응애)로 인한 영향으로 우려가 현실이 된 양봉농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31일 충북양봉협회 청주지부에 따르면 전날 청주시 내 양봉농가 20곳을 대상으로 피해 현황을 확인한 결과 모든 농가 봉군(벌통)의 벌이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

월동기에 봉군 1개당 2만여마리가 서식하므로 봉군 당 1만마리 이상이 죽거나 사라진 셈이다.

정부용 충북양봉협회 청주지부장은 "보통 월동기에 꿀벌은 10% 정도 자연 감소하는데 이번에 농가별로 확인해 보니 벌이 절반 이상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아무래도 월동기 전 봉군을 나간 꿀벌이 결국 돌아오지 못한 듯하다"고 토로했다.

낮 기온이 10도 안팎으로 올랐던 지난해 12월 초 월동 준비를 앞둔 꿀벌들이 시기를 착각하고 봉군 밖으로 이탈한 게 원인으로 꼽힌다.

농가는 피해를 예측했으나 월동을 위한 내외부 포장 처리로 이제서야 봉군 안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에서 양봉업에 종사하는 김만철(60)씨는 350개 봉군 중 300개에 피해를 봤다. 지난해 큰 피해를 본 후 200개 봉군을 다시 구매한 김씨였다.

김 씨는 "만마리도 안되는 봉군이 수두룩하며, 지난해보다 피해가 큰 것 같다"면서 "예상할 수 없는 기후 변화와 약도 듣지 않는 응애 때문에 매년 피해를 보고 있어 속이 타들어 간다"고 한숨을 쉬었다.

꿀벌에게 치명적인 진드기 '응애' 영향도 원인으로 꼽힌다. 응애는 꿀벌의 영양분을 빨아 먹고 사는 기생충이다. 기존 방제약에 내성으로 방제 조치에도 잘 죽지 않아 양봉산업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올해 꿀벌 피해는 지난해 못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충북에서는 월동기 전후로 전체 꿀벌의 66.1%가 폐사·실종됐다.

충북 양봉농가 2573곳에서 키우는 25만8000봉군 중 16만여 봉군이 피해를 입었다.

양봉협회는 이번 주 안에 협회 등록된 양봉농가 피해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인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양봉 농가피해 현황을 확인한 뒤 정상화를 휘한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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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