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서 천륜 저버린 존속범죄 잇따라 발생

충북지역에서 부모와 자녀 사이에 벌어지는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가족 구성원 간 작은 불화들이 돌이킬 수 없는 우발 범죄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충북 청주상당경찰서는 친딸을 흉기로 위협한 혐의(특수협박)로 40대 모친 A씨를 긴급 체포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11시20분께 상당구 금천동 한 아파트에서 10대 딸 B양을 흉기로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응급 입원 조치했다.

지난 27일 오전 10시25분께 음성군 대소면 한 주택에선 10대 아들이 모친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일이 벌어졌다.

10대 아들은 부모의 말다툼 소리에 화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10대 아들이 평소 분노조절장애가 있었다는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추석 연휴였던 10월1일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한 아파트에선 40대 모친을 흉기로 잔혹하게 살해한 10대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또 지난 2022년 8월28일 영동군 한 농장에선 70대 부친을 둔기로 살해한 50대 아들도 있었다.

이들은 모두 말다툼 끝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범죄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도내에선 2건의 존속 살해와 1건의 존속 살해 미수 범죄, 11건의 존속상해 범죄가 발생했다. 존속 폭행 사건은 34건에 달한다.

가정 내 발생 사건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신고되지 않은 사례까지 더하면 피해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존속 범죄 상당수가 가족 간 누적된 갈등이 폭발해 극단적인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도내 한 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핵가족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서로를 지지하거나 도와주는 기능이 축소되고 결국 가족 간 소통이 단절되면서 불행한 결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사회 안전망 구축 차원에서 존속 범죄에 대한 인식 전환과 치료 시스템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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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