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4일 자신의 '강원서도' 발언을 두고 여권에서 비판이 제기되자 유감을 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 새마을 전통시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제 '강원서도' 관련 표현을 '비하 표현'이라고 하는 분들이 계신다"며 "강원도처럼 재정이 어렵고 접경지대라 개발이 어려울 수 있다는 표현을 과도하게 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경기 의정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기북부 특별자치도 구상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경기도 인구가 1400만명을 넘어서고 있어서 언젠가는 분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러나 경기북부 재정에 대한 대책 없이 분도를 시행하면 강원서도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장기적으로 재정적, 산업 경제적 기반을 갖춘 후 하는 게 낫다"고 했다.

김민석 총선 상황실장도 이날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습에 나섰다. 김 실장은 '이 대표가 경기 분도를 추진하면 강원서도로 전락한다고 우려를 표명한 것은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에 "대표가 취지와 달리 과도하게 표현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밝힌 입장이 있고 저희가 경기 분도와 김포 문제에 대해서 입장을 정리해서 적절한 시기에 발표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권혁기 상근부실장은 "이 대표가 (분도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적이 없고, 당론도 결정되지 않았다"며 "이 대표의 뜻은 공식적으로 당의 논의기구를 거쳐 결정된 의사가 아니고 이 대표 개인의 뜻도 단계적 분도론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발언을 '강원도 비하'라고 비판하며 강원도민에 대한 사과를 촉구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경기도보다 강원도가 못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계신 것 같은데 대단히 오만하고 사리에 맞지 않는 주장"이라며 "이런 말이 갑자기 튀어나올 이유가 없는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 경기분도 반대가 민주당의 공식 입장이 맞는지, 아니면 같은 당 소속 김동연 경기지사의 경기분도 추진이 민주당의 입장인 것인지 대단히 헷갈릴 것"이라며 "명확한 입장을 보여주길 바란다. 저희와 차이 나는 정책으로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묻자"고 제안했다.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이자 강원도당위원장인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 간 합의가 있었던 강원특별자치도는 그저 표만을 얻기 위한 민주당의 꼼수"라며 이 대표의 발언을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입만 열면 지역 균형발전을 이야기하고, 강원에 대한 애정을 말했던 이 대표의 발언들은 결국 '존경한다고 하니까 진짜 존경하는 줄 아느냐, 강원도를 사랑하니까 진짜 사랑하는 줄 아느냐'는 강원도판 시즌2라고밖에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이 대표는 당장 이 발언을 취소하고, 8개 강원 지역에서 선거운동하고 있는 민주당 후보들도 어떤 생각을 하는지 공개적 답변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강원청년지방의원협의회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강원도 무시는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라며 "이 대표의 망언은 지난 '2찍' 망언에 이은 대국민 갈라치기"라고 날을 세웠다.

중앙선대위 경기-서울 리노베이션 TF도 성명서를 통해 "2찍 운운하면서 국민을 편가르는 정치인다운 언사"라며 "각종 규제로 경제가 낙후되고 생활의 불편을 겪는 경기북부 시민에 대한 배려는 추호도 없으며, 강원도민까지 싸잡아 비하하는 몰상식의 극치를 보인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