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서 택시기사들이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을 상대로 바가지요금을 씌우는 경우가 여전히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한 유튜버는 외국인인 척하며 택시를 탔다가 바가지 요금은 물론, 현금결제까지 강요받았다.

유튜버 찰스알레(본명 현철승)는 지난 15일 유튜브를 통해 "외국에서는 바가지 요금으로 택시 기사와 실랑이를 많이 벌였는데, 한국은 어떨지 궁금하다"며 인천공항에서 외국인인 척하며 택시를 이용해보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유튜버는 가상의 국적을 설정하고 인천시 택시에 탑승했다. 그는 기사에게 어눌한 한국어로 인천 중구의 한 호텔로 가달라고 하고 요금을 물었는데, 기사는 잠깐 고민하더니 "2만원을 달라"고 했다.

유튜버가 "미터기로 요금을 측정해달라"고 했지만, 기사는 "미터기가 망가졌다"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미터기를 '현금결제' 처리하고 꺼버렸다. 기사는 유튜버가 들고 있는 카메라에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유튜버는 "여행 영상을 찍고 있다. 제 얼굴만 나온다"고 설명했다.

기사는 호텔에 도착하자 현금결제를 요구했다. 유튜버가 카드로 결제하겠다고 했지만, 기사는 "카드가 뭐냐"며 못 알아들은 체했다. 요금을 깎아달라는 유튜버 말에는 "다시 공항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거절했다.

택시에서 내린 유튜버는 "바가지를 씌워 그런 건지 길을 돌아가지는 않았다. 외국인인 걸 알아채자마자 미터기를 끄니까 씁쓸했다. 그리고 왜 현금만 받는 건가"라며 "택시는 10분밖에 안 탔는데 2만원은 너무 비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천공항에서 호텔까지 카카오택시로 측정한 모범택시 요금이 1만7800원, 스타리아 밴택시 요금이 1만5000원인데, 일반 택시가 2만원을 받았다. 카카오택시 요금 기준 1만2000원이 적정가"라고 했다.

유튜버는 "물론 저 택시기사님이 모든 사람을 대변할 수는 없다. 저 기사님만의 문제겠지만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택시의 바가지 요금 논란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서울시는 2023년 외국인 손님에게 '바가지요금'을 받고선 '팁(tip·봉사료)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한 택시기사의 택시 운전 자격을 취소 처분하기도 했다.

해당 기사는 2022년 4월과 8월, 2023년 2월 총 세 차례 바가지 요금을 받았다가 적발됐다. 시는 1차 적발 당시 경고, 2차 적발 당시 자격정지 30일 처분을 내렸지만, 기사가 또 한번 바가지 요금을 받은 사실이 적발되자 택시발전법과 시행령에 따라 운전 자격을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