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청장 사의표명 "잘했다" "아쉽다" 경찰 내부 뒤숭숭

김 청장 "역할과 책임 고민, 사임이 최선"
현직 경찰관 "중요한 시기, 사의 표명 아쉬워"
"인사 사태로 사퇴하는 느낌...일찍 했어야"
경찰 직협 "깊은 고민과 용단의 결정, 존중"

임기 한 달을 앞둔 김창룡 경청청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일찍이 사표를 냈어야 한다는 의견과 임기를 채웠어야 한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김 청장은 2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브리핑을 통해 "경찰청장으로서 주어진 역할과 책임에 대해 깊이 고민한 결과 현 시점에서 제가 사임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며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김 청장은 행안부의 경찰 통제가 가시화되자 항의성 사표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김 청장은 조직 내부에서 행안부의 경찰 직접 지휘 방안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며 용퇴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아왔다.

여기에 경찰 고위직인 치안감 인사가 발표 이후 수정됐고, 이 과정에서 인사권자의 결재 전 발표가 이뤄졌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질책성 발언을 내놓은 점도 김 청장의 결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찰 내부에서는 김 청장 사의 표명을 두고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경찰관은 "경찰 조직 관련한 이슈가 이토록 크게 부각됐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이 중요한 시기에 사의 표명을 한 것은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안부의 경찰 통제에 대해 제대로 된 입장 표명을 했어야 한다"며 "임기 한 달을 앞두고 전격 사의를 표명하면서 수뇌부 공석이 더욱 아쉽게 다가올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일선 경찰관도 "마치 인사 사태로 인해서 사퇴한다는 느낌이 크다"며 "행안부의 경찰 통제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좀 더 일찍 행동을 보였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내부 커뮤니티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경찰관은 "며칠 안 남았는데 끝까지 자리 지키고 있지 왜 벌써 사의를 하는지"라며 "신임 청장님은 어떤 대책을 내놓으실런지, 정부를 위해 계실분인지 경찰 조직을 위해 계실분인지"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또 다른 경찰은 "발표만 안 됐을뿐 청장은 이미 내정돼 있다"며 "인사 행위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고 비판의 글을 적었다.

다만 지금이라도 사의를 밝혀 국민들에게 항의성 메시지를 알린 것을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전국 경찰 노조격인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김 청장 사의 결정에 대해 "수장으로서 깊은 고민과 용단의 결정 존중한다"고 평가했다.

김 청장의 임기는 다음 달 23일까지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그러나 김 청장은 내부 적으로 행안부의 경찰 통제 흐름에 대해 항의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더불어 최근 '치안감 인사번복' 사태까지 논란이 더해지면서 사임에 대한 압박이 더욱 거셌던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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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종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