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고려청자 요지에서 800년 전 기와건물지 최초 발굴

사당리 10호 5차 발굴조사
강진, 최고급 청자 생산지 재입증

강진군은 강진 사당리 10호 고려청자 요지에서 고려 후기 청자가마와 자기소 관련 기와건물지가 최초 발굴됐다고 25일 밝혔다.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발주한 ‘강진 고려청자요지(사당리) 5차 발굴조사’ 현장에서 고려 후기에 운영된 가마와 폐기장, 청자 생산 과정을 감독한 기와건물지가 확인됐다.

군은 문화재청과 함께 ‘강진 고려청자 요지’를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보존하기 위해 2019년부터 연차적으로 발굴조사를 하고 있다.

2019년 1·2차 발굴조사에서는 국내 최초로 초벌품을 전문 생산한 ‘타원형의 벽돌 가마’(만두형 가마)와 ‘고려청자 선별장’이 확인돼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3· 4차 발굴조사에서는 고려시대 청자 생산을 총괄한 대구소(大口所)의 치소(治所)가 발견되면서 고려시대 최고급 청자 생산의 비밀을 밝힐 단초를 마련했다.

고려청자 제작은 관영 수공업 체제로, 강진의 대구소에서 생산해 중앙에 공납되는 시스템으로 이해되고 있다. 치소는 지방 관리의 관공서가 있던 곳을 뜻한다.

이번 5차 발굴조사는 강진 대구면에 분포하는 고려청자 요지 188곳 중 사당리 10호를 대상으로 했다. 사당리 10호는 그동안 지표조사를 통해 고려 후기에 운영됐을 것이라는 추측만 있을뿐 실체는 알 수 없었다.

이번 발굴조사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고려 후기 고려청자의 생산시설이 최초로 발견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더불어 고려 후기 기와건물지의 확인은 강진 고려청자 생산 운영체제가 14세기까지 400년 간 지속됐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으로, 이는 이번 발굴조사의 가장 큰 성과로 평가된다.

가마는 번조실의 천장이 남아 있을 정도로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소실과 요전부는 도침을 재활용해 축조한 특징이 드러났다. 생산품은 청자 발, 접시, 고족배, 잔, 잔탁, 개, 호, 병, 장고 등 다양하다. 갑발을 사용한 양질청자와 포개구이한 조질청자가 함께 생산된 것으로 파악된다.

폐기장에서 간지명 청자 등 명문청자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14세기 중반 이후 운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와건물지는 4개동이 확인됐다. 건물지의 구조상 두 차례 이상 증축이 이뤄졌으며 부속시설로 출입시설, 담장, 배수로 등이 확인됐다. 건물지 조성을 위한 성토층에서는 12~13세기에 제작된 청자가 주로 확인돼 건물의 중심 운영 시기는 13세기 이후인 것으로 파악된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이번 발굴을 통해 강진 사당리가 청자의 본향이며, 최고급 청자의 생산지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며 “앞으로 강진의 청자 문화를 전 세계로 알릴 수 있도록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가장 늦은 시기의 건물지 퇴적층에서는 사당리 10호 청자가마와 폐기장에서 출토되는 유물과 동일한 14세기의 청자와 간지명인 임신(壬申·1332년)명 청자 등이 출토됐다. 이에 따라 건물지는 13세기에서부터 사당리 10호 청자가마가 운영된 14세기까지 두 차례 이상의 증축을 거치며 운영된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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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강진 / 채희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