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리그'…한국옻칠공예대전·원주시 위탁시설 '싹쓸이'

대상부터 동상까지 '집안 잔치'…원주시 행정 '의구심'
"위탁심사 공정…한 단체서 두 개 위탁 진행 문제 없다"

강원 원주시가 한국옻칠공예대전 대상 선정과 관련, 물의를 빚고 있는 특정단체에 옻칠 시설의 위탁까지 몰아줘 파문이 일고 있다.

5일 원주시와 옻칠 종사자 등에 따르면 2021년 9월 열린 한국옻칠공예대전 전국대회에서 대상에 A씨가 당선 됐다.



A씨는 한국옻칠공예대전을 주관한 (사)원주옻칠문화진흥회 이사다. 당시 심사위원을 선정하는 운영위원은 A씨의 친조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한국옻칠공예대전 동상에서 대상까지 8차례나 수상을 하며 2억원이 넘는 시상금을 가져간 수상자들은 모두 무형문화재 제10호 나전장 B씨의 부인, 아들, 여동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들만의 리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공모전을 주관한 단체 이사가 대상을 수상하고 친조카가 심사위원을 선정했다는 소식을 알게된 이사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이를 옹호하는 이사들은 원주옻칠문화진흥회를 탈퇴하지도 않고 '원주옻문화보존회'라는 새로운 단체를 만들어 반발 세력과 대립하며 심한 내분을 일으켰다.


무형문화재 제10호 나전장의 둘째 아들이 이사장인 '원주옻문화보존회'는 원주옻칠문화진흥회 일부 이사들의 반발을 무력화 하기 위해 지난 10월 대표를 탄핵하고 직무정지 시킨 후 옻문화센터를 위탁 받았다.

뿐만 아니라 지난 11월 14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원주옻칠기공예관 위탁 심사에서도 오전 10시 갑자기 심사가 보류되고 약 2주 후인 30일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심사위원이 교체됐다.

원주지역 옻칠 종사자는 "한국옻칠공예대전을 한 집안의 잔칫상으로 만든 그들에게 원주의 옻칠 문화를 맡게 할 순 없다"며 "그들에게 시설을 몰아 준 공무원의 행정에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분개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옻문화센터와 옻칠기공예관 위탁 심사는 공정하게 이뤄졌다"며 "한 단체에서 두 개의 위탁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한국옻칠공예대전은 대한민국 유일의 옻칠 분야 공모전이다. 신인 발굴, 인재 등용문으로 2001년 원주시가 만들었다.시상금으로는 대상 4000만원 등 총 1억 7000여 만원이 투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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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주재기자 / 방윤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