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주차대수 322대 확보해야
주차타워 건립 등 쉽지 않아
충북도가 도청을 문화·관광·휴식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한 실험에 들어갔다. 5일 간 '차 없는 청사'를 시범 운영한다.
8일 도에 따르면, 이날부터 12일까지 도청 주차장 대부분이 폐쇄된다. 주차면 377면 중 106면을 운영한다.
이곳에는 민원인과 도청 직원 중 장애인, 임산부만 주차할 수 있다. 나머지 차량은 도청 진입이 안 된다.
도청을 도심의 문화 공간으로 바꿔 도민이 즐기며 쉴 수 있게 만들겠다는 김영환 충북지사의 구상에 따른 것이다.
도는 이 기간 도립교향악단과 버스킹 공연과 함께 레이크파크 사진 전시 등을 통해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을 시도한다.
이날 직원들은 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카풀로 출근했다. 도청이 확보한 외부 주차장도 활용했다.
하지만 도가 마련한 셔틀버스는 이용률이 저조했다. 도청이나 산하기관이 보유한 버스 6대로 출근한 직원은 20여명에 불과했다.
도는 시범 운영을 통해 직원 출퇴근 문제와 문화·휴식 공간 조성에 필요한 개선·보완 의견을 수렴한다. 이어 '차 없는 청사' 운영 방향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차 없는 도청'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차장 확보가 선결돼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청주시 주차장 조례에 담긴 '부설주차장의 설치 대상 시설물 종류 및 설치 기준'을 보면 지자체 청사 등 업무시설은 시설면적 100㎡당 1대의 주차장을 갖춰야 한다. 상위법인 주차장법 시행령(150㎡당 1대)보다 더욱 까다롭다.
도청의 시설 면적은 3만2207㎡이며 이에 따른 법정 주차대수는 322대다. 이만큼 차량을 세울 수 있는 주차면을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시범 운영이 끝난 뒤에도 106면 만 주차장으로 활용할 경우 주차장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다만, 도청 경계선으로부터 300m 이내에 청주시 조례 기준을 따라 대체 주차장을 확보하면 완전한 '차 없는 도청'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322대에 달하는 외부 주차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차타워를 지을 경우 대당 사업비가 4000만원 정도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더욱이 부지 확보도 쉽지 않다.
시범 운영이 끝나고 '차 없는 도청'을 만들기로 확정해도 해결해야 할 난관이 많아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도 관계자는 "차없는도청 시범 운영을 통해 문제점과 개선 사항 등을 파악한 뒤 종합적으로 검토해 운영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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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