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 생선 맡기나…횡령 전력 전 조합장 감사 출마 논란

조합원들, "고양에게 생선…", "현 조합장 죽이기"
직원들 "불편한 개인민원 수시로 제기, 정상적 근무 가능할 지 걱정"
감사 출마 전 조합장 A씨 "정상적이지 않은 조합 정상화가 목적"

전북 임실 오수·관촌농협의 이사·감사 선출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횡령'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던 전 조합장이 감사에 출마해 조합원들 사이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오수·관촌농협에 따르면 조합의 14대 조합장이었던 A씨가 감사 2명을 뽑는 조합원선거에 후보 4명 중 1명으로 등록했다.



논란은 전 조합장인 A씨가 '횡령'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던 전력이 있어 과연 A씨가 감사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또 그러한 상황에서 굳이 감사에 출마하려는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부분이다.

A씨는 지난 2019년 하반기 조합 자체감사에서 농협중앙회가 금지한 조합원 '문병비'를 집행한다는 명목으로 공금 횡령을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그가 문병비로 집행했던 금액은 4900만원, 농협중앙회의 문병비 지출 금지 지침을 차치하고도 조합원의 '입원사실확인서'로 증빙된 문병비는 600만원에 불과했다. 4000만원 이상이 조합의 손실로서 그대로 남겨졌다.

결국 전주지검으로부터 업무상횡령에 의한 구약식 결정이 내려졌고 법원도 이에 따라 약식명령 벌금 200만원을 확정한 바 있다. 이후 A씨는 항소하지 않고 승복했다.

횡령이란 전력을 가진 전 조합장 A씨의 감사 출마를 놓고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길 수 있나", "전 조합장이 감사가 돼 현 조합장 죽이기에 나설 모양이다" 등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조합의 직원들 역시 전 조합장 A씨의 감사 출마를 놓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오수·관촌농협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평소에도 농협에 수용하기 어려운 개인 민원을 수시로 넣고 계신 분"이라며 "그런 분이 감사로 오신다면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할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감사 후보로 등록한 A씨는 "그 사건 이후 조합장에 출마할 때에도 이런 말들이 나오지 않았는데 왜 이번에 나오는지 모르겠다"면서 "감사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나왔다면 조합장을 했던 본인이 나왔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33년을 직원으로 일하고 조합장 4년을 지냈던 사람으로써 정상적이지 않은 조합을 정상화하려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임실 오수·관촌농협 정철석 조합장은 "행정도, 농협의 업무도 과정과 결과가 투명함과 동시에 모두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번 이사·감사의 선출과정 역시 순리적인 차원에서 결과가 도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농협조합의 이사·감사 선출은 오는 24일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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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취재부장 / 유성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