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증여 아니면 거래 없어요"…노도강 거래 한파

노도강·금관구 아파트값 0.02~0.04% 하락
시세보다 2억원 낮은 거래도 "증여 목적"
급매 외 구축 거래 뚝…임대차 물건도 ↓

새해 벽두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가 멈춘 가운데 노도강, 금관구 등 '영끌족' 매수가 몰렸던 외곽지역부터 하락장이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세자금대출 축소로 갭투자가 막히면서 급매 외에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등 매수심리가 얼어붙으면서다.



20일 한국부동산원 1월 둘째 주(1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3주째 보합(0.00%)을 기록했다.

노도강, 금관구가 자리한 동북권(-0.02%)과 서남권(-0.01%)은 하락세로 돌아선 지 오래다. 자치구별로 보면 도봉구가 -0.04%로 내림폭이 가장 컸고, 이어 노원구·구로구(-0.03%), 강북구·금천구·관악구(-0.02%) 등 순이었다.

특히 외곽지역에선 대출 규제 이후 수천만원에서 수억대 하락 거래 외엔 좀처럼 매매 계약이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다.

노원구 월계동 현대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11일 6억원에 중개 거래됐다. 지난해 9월 8억1700만원에 손바뀜했던 것과 비교하면 2억원 넘게 낮은 가격에 거래된 셈이다.

월계동의 한 중개업소는 해당 거래에 대해 "증여 목적의 거래여서 시세보다 30%가량 낮게 팔린 것으로 안다"면서도 "급매나 증여가 아니면 거래가 거의 없다. 정말 조용하다"고 전했다.

또한 중계동 중계그린 전용 39㎡는 대출 규제 전 4억원대 거래되던 매물이 지난 11일 3억8000만원에 팔렸다.

이 지역 중개업소는 "구축은 호가를 낮춘 급매가 아니면 거래가 안 이뤄진다"며 "원래 전세 살던 사람들도 대출이 어려우니 재계약을 하고 움직이지 않아서 임대차 물건도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인근 지역도 호가를 낮춘 거래가 이어진다. 도봉구 창동 주공1단지는 지난달 24일 5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6억500만원(7월)에 거래된 지 다섯 달만에 4000만원가량 내린 것이다. 이 단지는 2022년에는 8억원대에 거래됐지만 2억원 넘게 떨어진 뒤 2년째 가격 회복을 못하고 있다.

매물도 쌓이고 있다. 이날 기준 노도강 지역 매물은 1만281건으로 1만건대를 넘긴 상태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강북구 매물이 29.0%로 가장 많이 늘었고, 이어 도봉구 21.0%, 구로구 17.7%, 노원구 16.2%, 금천구 관악구 15.9% 순으로 증가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재건축 호재로 단기간에 급등했던 곳들은 사업비 부담 등으로 어려울 수 있다"며 "서울 외곽의 재건축 기대감이 떨어진 단지들은 하반기에도 부진할 것으로 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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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취재본부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